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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노트
작품은 실시간 대기오염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모터 구조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얼굴 형태를 닮은 실리콘 매트 위에 가해지는 압력은 오염 수치에 따라 조절되며, 그 강약에 따라 매트에 남겨지는 자국의 깊이와 형태가 달라진다. 공기가 더러울수록 압력은 강해지고 자국은 깊게 남으며, 공기가 깨끗할수록 그 흔적은 옅거나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흔적들은 보이지 않는 대기의 질이 인간의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물리적으로 기록하는 동시에, 보이지 않는 위협을 가시화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소리 또한 Afropolik의 중요한 구성 요소다. 사용자의 실제 숨소리를 샘플링한 음향을 바탕으로, 대기 데이터와 연동되어 사운드가 변화하며 살아 있는 듯한 반응을 만들어낸다. Pure Data와 Processing을 이용한 시스템은 오염 수치뿐 아니라 움직임의 방향성과 강도에 따라 사운드의 질감과 리듬을 변화시킨다. 이처럼 소리와 움직임은 기계적이면서도 유기적인 반응을 만들어내며, 숨의 흔적이 조형물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Afropolik의 아이디어는 ‘숨을 쉴 수 없는 환경’이라는 극단적인 상상에서 출발했다. 공기라는 보이지 않는 요소가 사라지거나 통제되는 미래를 가정하며, 그 안에서 존재는 어떤 방식으로 증명될 수 있는가를 끈질기게 질문해왔다. 초기에는 공기 자체를 시각화하기보다, 그 보이지 않는 성질이 어떤 방식으로 흔적을 남기고 감각될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렇게 해서 실시간 데이터에 기반한 물리적 자국과, 사운드적 반응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작업이 형성되었다.
이 작업은 감각적 상상, 기술적 실험, 그리고 정치적 문제의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출발했고, 지금도 그 교차점에서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다. Afropolik은 결국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고, 잊혀진 것을 되묻는 동시에,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생존 조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장치다.
작업은 ‘겨울의 입김처럼, 숨이 보인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그 상상은 곧 사라짐을 마주하는 감각의 자리로 옮겨갔다. 숨은 언제나 우리 안팎을 오가지만, 대부분 감지되지 않는다. Resonair는 바로 그 감지 불가능한 숨의 흔적을 물질화하려는 시도다. 시각적으로는 증기로, 구조적으로는 연결된 마스크로, 감각적으로는 점점 응축되는 밀도로 구현되었다.
설치는 하나의 마스크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중심 마스크는 바닥 위에 놓인 상자 위에 고정되어 있으며, 주변에는 아홉 개의 마스크가 원형으로 배치된다. 각각의 마스크는 광섬유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고, 입에서는 실제 스팀이 분출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간 전체는 천천히 증기로 채워지며, 점점 시야는 흐려지고, 관객은 자신이 숨 쉬는 환경의 밀도를 자각하게 된다. 마스크는 더 이상 보호의 장치가 아니라, 존재의 흔적을 흘려보내는 출구가 된다.
이 작품은 소리 시각화나 센서 기반 인터랙션 없이도, 물리적 변화와 분위기를 통해 감각의 전이를 유도한다. 공기라는 보이지 않는 재료는, 빛과 스팀, 연결, 증발이라는 요소를 통해 형체 없는 감각적 조각이 된다. 관객이 체험하는 것은 단순한 시각 정보가 아니라, 자신의 숨과 겹쳐지는 타인의 흔적이며, 공간 안에 스며든 공통된 ‘숨의 기억’이다.
Resonair는 질문한다. 존재는 언제 감각되는가? 사라짐은 언제야말로 가장 강한 형태의 실재가 되는가? 숨을 되돌아보는 이 작업은, 결국 ‘숨 쉬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세계에 있다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마지막 증거라는 사실을 되짚는다.